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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보는 탕후루의 흥망성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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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보는 탕후루의 흥망성쇠

지난 12월~1월은 두바이쫀득쿠키, 이른바 '두쫀쿠'가 세상을 지배했었는데요.

두쫀쿠 시대 이전, '탕후루'가 지배하던 시절도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어떻게 중국의 산사나무 열매에 설탕시럽을 씌운 간식이

2023년 한국을 강타했던 것일까요?

그리고 그 많던 탕후루 가게들은

2026년 지금 잘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일까요?

이번 '스페이셜 매거진' 컨텐츠에서는

지방행정 인허가데이터를 활용하여,

서울지역 내 '탕후루' 판매점들의 흥망성쇠를 분석해봅니다.

1. 2023년 여름은 오픈 피크, 2024년 겨울은 폐점 피크

개점 피크 : 2023년 8월, 월 45개

탕후루의 본격적인 유행 시작은 2023년이었는데요,

특히 2023년 여름에 '탕후루 판매점 창업 러쉬'가 절정을 달했습니다.

7월부터 10월까지 약 4개월간 매달 20개 이상의 탕후루 가게가 서울에 생겨났고요.

2023년 8월에는 단 한 달에 45개 매장이 오픈했습니다.

2023년 하반기는 그야말로 '탕후루' 세상이었던 것입니다.

분기점 : 2023년 12월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탕후루 창업 물결은 금방 멎어버렸는데요.

2023년 11월에 12곳의 탕후루 판매점이 오픈한 것과 달리,

2023년 12월에는 단 한곳도 오픈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오픈한 매장 수보다 문을 닫은 매장 수가 더 많아지는,

'탕후루 데드 크로스'가 발생했습니다.

(그래프 이미지 상 'Collapse Begins' 표기)

이후 개점 수 < 폐점 수 경향은 더욱 심화되었고요.

2023년 겨울부터 슬슬 폐점이 발생하다가, 2024년 1년 내내 '무더기 폐업'이 발생했습니다.

2024년 11월에는 월 22개가 폐업하며 정점을 찍었죠.

그후 2025년, 2026년 현재도 '폐업' 발생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탕후루' 유행 타임라인 정리

▸ 확산기(2023 상반기) : 소수의 매장이 소비자의 긍정적인 반응 확인

▸ 폭발기(2023 하반기) : '붐'으로 인한 '창업 유행', 창업 속도가 매출 속도를 앞지르기 시작

▸ 조정기(2024) : 상권 내 경쟁이 '실 수요'보다 빠르게 커지고, 폐업이 본격화되며 시장 축소

▸ 잔존기(2025~2026 초) : 신규 개점은 거의 없는데, 폐업은 계속 발생

2. 탕후루 가게, 그래도 1년은 버틴다 (평균 영업 기간 14.8개월)

탕후루 가게들은 얼마나 버텼을까요?

개업~폐업 간 기간을 확인해보니, 평균 영업 기간은 14.8개월로 나타났습니다.

먼저, 6개월 이내 폐업은 11.7%에 불과했습니다. 생각보다 엄청 높지는 않은데요.

영업 반 년 안에 문 닫는 가게는 생각만큼 많지 않았습니다.

유행 식품 업종 특유의 “초단기 실험 후 철수”한 사례가 소수 정도 존재했던 것이 확인됩니다.

그리고 1년 내 폐업은 전체의 34.0%으로 확인됩니다. 3곳 중 1곳은 1년도 못 채우고 폐업했습니다.

하지만 진짜 고비는 12~18개월 구간이었습니다.

전체 폐업의 32.4%(61개)가 이 1년~1.5년 시기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왜일까요?

① 우선 유행이 꺼진 후 '바로 사라지는 시장'도 존재하지만,

뒤늦게 천천히 정리되는 시장도 같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폐업한 곳조차 1년 이상 버틴 케이스가 더 큽니다.

탕후루 유행 타임라인 상에서 폐업 물결이 2024년에 몰리는 이유도 이 지점과 연결됩니다.

② 또한 현실적으로 '임대차 계약'의 영향도 있었을 것이라 판단되는데요.

일반적으로 상가 임대차 계약이 1년 이상 단위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2023년 하반기에 열었던 가게들이 2024년 말~2025년 초에 첫 계약 만료를 맞이했고,

이 시점에서 재계약 여부 결정을 내려야 했던 거죠.

평균 생존 기간은 14.8개월(약 15개월)로 나타나,

재계약 한 번 하고 나면 대부분 버티지 못했다는 것이 파악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2년 이상 버틴 곳도 14.9%나 된다는 것인데요.

탕후루 붐이 꺼진 뒤에도 살아남은 이 가게들은 어떤 비법이 있었을까요?

이에 대해서는 뒤에서 지도로 확인해보겠습니다.

3. 브랜드별 탕후루 영업 특성 분석

​탕후루 시장에는 수많은 브랜드가 난립했습니다.

분석 결과 95개의 브랜드를 확인했는데요, 상위 5개 브랜드의 명암이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1위 브랜드 달콤왕가 탕후루,

그리고 후발주자 브랜드들의 영업 패턴을 살펴봅니다.

① 달콤왕가 탕후루 : 압도적 1위 - 많은 창업과 많은 폐업

달콤왕가 탕후루는 대표적인 탕후루 브랜드입니다.

서울 내 59개 매장을 개점해 압도적 1위였죠. 2023년 11월, 동시에 56개 매장을 운영하며 정점을 찍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51개가 폐업하고 8개만 생존해 폐업률은 86.4%입니다.

첫번째 누적 매장 수 그래프를 보면 붉은 선이 가파르게 치솟았다가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이 마치 롤러코스터 같습니다.

중간 그래프(월별 개점)를 보면 더 극적입니다. 2023년 8월, 단 한 달에 12개 매장을 동시 개점하는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펼쳤죠. 프랜차이즈 본사 입장에서는 가맹점 수수료로 짧은 시간에 큰 수익을 올렸을 겁니다.

하지만 하단 그래프(월별 폐점)가 보여주듯, 2024년 하반기부터 매달 2~8개씩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개점 시기로부터 정확히 1년 후 일어난 일입니다.

② 100% 전멸 브랜드: 황후, 왕코미네

황후 탕후루는 6개 개점, 6개 폐업으로 완벽한 100% 전멸을 기록했습니다. 왕코미네도 마찬가지로 6개 전멸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왕코미네의 피크 시점입니다. 다른 브랜드들이 모두 2023년 10~11월에 정점을 찍었는데, 왕코미네는 2024년 6월에 5개로 최고점을 찍었어요. 늦게 뛰어든 후발주자였던 거죠. 하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습니다.

③ 유일한 선방: Panda (판다)

13개 개점, 8개 폐업으로 폐업률 61.5%를 기록한 판다가 5개 브랜드 중 가장 낮은 폐업률을 보였습니다.

4. 서울 내 '살아남은' 탕후루 가게 지도

인허가데이터는 신고 기반 데이터이기 때문에,

아무리 최신 데이터라도 실 영업을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에 네이버 지도로 전수 확인하여

보수적으로 영업 여부를 살펴본 결과,

서울 내 '살아남은' 탕후루 가게들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영업 중 : 15곳, 폐업 : 251곳

영업 중인 가게들 (네이버 지도 기준)

탕후루 가게는 서울 전역에 고르게 남지 않았고,

특정 상권/생활권에만 잔존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주목할 것은 아래 세 가지 지역입니다.

① 홍대거리

먼저 홍대거리가 위치한 서교동에는 달콤왕가탕후루 홍대1호점, 왕령관네 탕후루가 영업 중입니다.

서교동은 그동안 많은 매장이 생겼다가 폐업한 곳이기 때문에 한 상권 안에서 생존과 폐업이 함께 나타나는 사례입니다.

즉 홍대 상권은 '핫플이라서 무조건 생존'한 것이 아닌, 동선·가시성·경쟁 밀도 등 세부 조건들로 승패가 갈린 것이죠.

반면 항상 홍대와 한덩어리로 취급되는 신촌동은 전멸입니다.

둘다 대학가로 취급되지만, 홍대거리와 신촌거리를 찾아오는 수요층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② 대학가와 아파트 인근 상권

동선동(판다 탕후루 성신여대점), 휘경1동(판다 탕후루), 태릉입구~화랑대(따거 빙탕후루, 코미네탕후루 화랑대점)은 인근 대학(성신여대/경희대-외대) 혹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수요가 뒷받침되는 지역입니다.

③ 구로 중국 커뮤니티 생활권

구로 디지털단지 일대에는 2개의 가게가 살아남았습니다. 이 지역은 중국인들이 밀집 거주하는 곳입니다.

탕후루(糖葫芦)는 한국인들에게는 잠깐의 유행 간식이었지만,

중국인들에게는 어릴 적부터 먹어온 국민 간식입니다. 유행과 무관한 안정적 수요가 있는 것입니다.

나가며 : 결국 중요한 것은 입지

지금까지 데이터로 탕후루의 흥망성쇠를 살펴보았습니다.

이 데이터가 우리에게 말해주는 사실은 명확합니다.

첫째, 유행의 속도만큼 폐업의 속도도 빠르다.

개업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시점으로부터 정확히 1년 뒤, 폐업 또한 폭발했습니다.

'모두가 하니까 나도 한다'는 식의 창업은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둘째, 결국 생존에 필요한 것은 '입지'다.

살아남은 15곳의 생존 지도를 다시 한번 볼까요? 홍대(관광객), 대학가(1020세대), 구로(현지 식문화).

이곳들은 단순 탕후루 유행으로 인한 수요 외에도

'누가, 왜 먹는지'에 대한 답이 명확한 장소들이었습니다.

탕후루는 갔지만, 그 후로 또 다른 유행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습니다.

요아정(요거트 아이스크림), 두바이 쫀득쿠키 등.

하지만 앞으로도 창업 아이템은 바뀌어도 공간의 법칙은 변하지 않습니다.

이번 데이터 분석이 단순한 흥미를 넘어, 우리 주변의 공간과 상권을 이해하는 새로운 시각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다음 호에서도 더 흥미로운 공간 데이터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